현대차, 지옥의 시장 일본 진출.. 전기/수소 완성차 시장에서 도약하나..

현대차가 수입차 무덤인 일본에 진출하는 숨은 속내는?

브랜드저널 승인 2022.02.08 23:48 의견 0
현대차 로고

현대자동차가 철수 12년만에 전기차·수소차를 앞세워 일본 자동차 시장에 재진출한다. 글로벌 5위권 기업으로서 시장 잠재력이 뛰어난 일본을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장 선도 기업인 토요타 등 일본 브랜드는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전기차 도입 속도가 더딘 편이다. 시장에선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과 ‘이번에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이 엇갈린다.

현대차는 8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현지 미디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일본 시장은 배워 나가야 하는 장소임과 동시에 도전해야 하는 곳”이라며 “그동안 다양한 형태로 고민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2001년 첫 진출 이후 2009년까지 현대차의 일본 누적 판매량은 1만5000대 수준에 불과하다. 철수 후 현대차는 그동안 일본 시장에서 버스 등 상용 부문 영업만을 진행했다.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수소차를 온라인으로만 판매한다.

중국·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자동차가 많이 팔리는 국가인 일본은 현대차 입장에선 뼈아픈 시장이다. 지난 2001년 일본에 진출했지만, 판매 부진으로 2009년 말 승용차 시장에서 전면 철수했다. 이후 현대차는 일본에서 버스 같은 상용차만 판매해왔다.

현대차가 열도 재상륙에 나선 건 일본 전기차 시장의 미래 가능성 때문이다. 일본 전기차 시장은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 대비 아직 성장 폭이 미미하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팔린 전기차는 2만1144대에 불과하다. 수소전기차까지 합쳐도 2만5000대가 안 된다. 전체 내수 판매량의 0.5%에 그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조사업체인 EV볼륨스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324만 대다. 유럽연합(EU·136만 대)이나 중국(111만 대)은 물론, 미국(32만5000대)과 비교해 일본 시장은 턱없이 규모가 작다.

더군다나 일본은 수입차 점유율이 최근 수년간 5%대에 머무를 정도로 '수입차의 무덤'으로 손꼽힌다. 한국서 압도적 점유율을 자랑하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도 일본 시장서 쓴 맛을 봤다. 지난해 일본 브랜드 점유율은 94.6%에 달한다.

하지만 현대차는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 정부의 정책을 보면 설득력이 있는 얘기다. 지난 2020년 10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일본 총리는 탄소중립 정책을 내놓으면서 오는 2030년 일본에서 판매하는 신차의 25%는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으로 따지면, 일본에서 팔린 자동차 479만2800여 대 중 전기차가 120만 대가 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장재훈 사장은 “한국에서 전기차 (시장)은 엄청난 성장을 경험했다”며 “일본에서도 같은 일이 더 빨리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토요타는 지난해 12월 뒤늦게 '탄소중립의 실현을 향한 토요타와 렉서스의 전동화 상품 전략' 미디어 설명회를 통해 2030년까지 총 30종의 전기차(BEV)를 출시한다는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타 브랜드들과는 달리 명확한 100% 전동화, 탄소중립 시점을 밝히진 않았다. 2030년 친환경차 판매 목표 800만대 중 450만대는 하이브리드차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주요 글로벌 기업과 견줘도 전동화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다. 국내는 물론 미국·유럽 시장서도 현대차 아이오닉5가 연이은 호평을 받으며 전기차 점유율을 매년 경신 중이다. 현대차 전기차는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전년 대비 25.6% 성장한 7만1989대가 팔렸다.

이날 현대차는 일본 시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전기차 넥쏘 등 2개 차종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오는 5월부터 주문 접수를 시작해 7월부터 인도할 예정이다.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통해 탐색부터 결제, 배송까지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올해 하반기 요코하마를 시작으로 수년 내로 전국 주요 지역에 '현대고객경험센터'를 구축해 오프라인 브랜드 체험 및 구매 지원, 정비, 교육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일본 요코하마에 서비스센터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차가 일본 법인의 이름을 기존 현대모터스재팬(Hyundai Motors Japan)에서 ‘현대모빌리티재팬(Hyundai Mobility Japan)’으로 바꾼 데서도 전략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일본 시장에서 차량을 일정 기간 구독·대여하는 서비스(현대셀렉션)를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이날 일본 카셰어링 기업인 디엔에이(DeNA) 솜포 모빌리티와 손잡고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아이오닉5나 넥쏘를 소유한 개인이 DeNA의 카셰어링 플랫폼(애니카)을 활용해 차를 일정 기간 빌려주는 방식이다.

장 사장은 "현대차는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의 비전 이래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를 추구하고 있다"며 "일본 시장은 배워 나가야 하는 장소임과 동시에 도전해야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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