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으로 2조 매출? 스시의 본가, 일본의 변화

‘세계에서 인스타그램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가게’

브랜드저널 승인 2022.03.14 17:23 의견 0
크레페 스시 ※출처: JAPANTODAY

2021년 12월 19일 도쿄 하라주쿠에 ‘세계에서 인스타그램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가게’를 콘셉트로 내건 회전초밥집이 등장했다. 일본 2위 회전초밥 프랜차이즈인 Kurazushi(구라스시)가 하라주쿠점을 연 것이다.

하라주쿠는 유행을 선도하는 장소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를 열망하는 소비자들이 분포된 곳으로, 특히 귀엽고 톡톡 튀는 것에 열광한다.

구라스시는 하라주쿠 지점을 새로운 글로벌 플래그십 지점으로 기획했다. 하라주쿠가 과자의 명소로 크레페가 유명한 점을 활용하여 하라주쿠 지점에는 타 지점에선 볼 수 없는 크레페스시(380엔)를 출시하였다. 또한 로봇이 자동으로 크레페를 굽고 까만색과 핑크색 T셔츠 유니폼을 착용한 점원이 고객 앞에서 초밥을 만드는 '크레페 포장마차'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인테리어 역시 '세계에서 인스타그램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가게'를 목표로 내건 만큼 인스타감성에 최적화 되어있다. 고사다 히로유키 구라스시 매니저는 "하라주쿠점은 일본문화 발신의 글로벌 기반점으로서 2021년 12월 오픈했다. 일본의 전통문화와 도쿄의 팝 컬처의 융합이 인테리어 콘셉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世界一映える寿司屋(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초밥집)"으로 SNS에서 다수 투고되는 등 10~20대 젊은이를 중심으로 큰 반향을 불러오고 있다. 또한 자동 크레페 기계가 구워지는 2층 원단의 크레페에는 튀김이 들어간 특유의 메뉴도 있어 거의 모든 자리에서 주문될 정도의 인기 메뉴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 외식업계는 구라스시의 확장을 회전초밥 체인의 2가지 공식을 무너뜨린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했다.

첫째는 입지다. 보통 한국과는 다르게 일본의 회전초밥집은 임대료가 싸고 주차공간이 넓은 교외에 들어선다. 그런데 구라스시는 도쿄 도심 한복판에 떡 하니 매장을 열었다. 구라스시 뿐 아니라 스시로 등 일본 대형 회전초밥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도심에 매장을 내고 도쿄 중심가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또 하나는 주고객이다. 일반적으로 일본의 회전초밥집은 가족 단위 고객을 타깃으로 삼는다. 구라스시 하라주쿠점은 위치에서 알 수 있듯 젊은 여성을 주고객으로 했다.

고사위기를 맞고 있는 일본 외식업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성장하는 영역이 프랜차이즈 회전초밥이다. 일본 4대 프랜차이즈 회전초밥은 스시로(운영사 푸드앤라이프컴퍼니즈)와 구라스시, 하마스시(규동 체인 스키야 등을 보유한 젠쇼홀딩스 계열), 갓파스시(운영사 갓파크리에이트) 등 '빅4'를 형성하고 있다. 모두 도쿄증시 상장사다.

구라스시는 업계 2위로, 2020년 매출 1358억엔, 2021년 매출 1476억엔으로 최고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예측 매출로는 1889억엔, 원화 2조원을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시대에 회전초밥집이 더 잘 되는 이유를 ‘초밥은 초밥집에서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초밥이 일본의 대표음식이지만 일본인도 집에서 만들어 먹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백화점과 슈퍼마켓에 다양한 포장 초밥을 팔지만 일본인들에게 초밥은 초밥집에서 사먹는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뿌리깊다는 설명이다. 따로따로 앉아서 한 접시씩 나오는 요리를 바로바로 먹는 업태가 ‘사회적 거리두기(소셜 디스턴스)’의 시대에 들어맞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쓰지 아키히로 구라스시 매니저는 "회전초밥집이 싸고 맛있는 초밥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공간인 것은 당연해 졌다. 이제는 고객이 가게에 오고 싶게 만드는 즐거움까지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인스타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초밥집을 콘셉트로 한 하라주쿠점 역시 이자카야 프랜차이즈의 눈물겨운 차별화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이다.

그렇다면 국내 회전초밥 시장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국내 회전초밥은 일본과는 다르게 코로나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항공길이 막히면서 연어를 비롯한 수산물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후 위축됐던 수요가 최근 현지에서 회복되고 있는 점도 있다.

당장 범국가적으로 수급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아니나, 일식집 등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특히 연어회·초밥 전문점 등에서는 누적된 팬데믹 여파에 식자재 수급난까지 더해진 셈이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연어를 접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20대 소비자는 "연어 초밥이 먹고 싶어 친구들과 초밥집에 갔는데 연어 초밥을 파는 곳이 없었다. 수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다른 가게를 가봐도 마찬가지여서 세 번째로 방문한 곳에서 그냥 먹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와 자영업자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빚어진 수급난이 장기화할 경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미 원부자잿값이 많이 올라서 기업도, 소상공인도 부담스러운 시기"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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