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팍, 박재범의 원소주는 왜 히트했을까?(연예인 마케팅)

이정재 장인라면과 박재범 원소주의 온도차.. 왜?

브랜드저널 승인 2022.03.28 22:42 의견 0
참고자료 ※기사와 무관한 사진입니다.

26일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선 박재범이 자신의 소주 브랜드를 언급했다.

그는 최근 주류 전문 스타트업 ‘원스피리츠’를 설립해 프리미엄 소주 브랜드 원소주를 내놨다. 영상 속 박재범은 자신의 댄스 크루 MVP와 함께 치킨과 소주를 나눠 먹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출시 즉시 큰 관심을 받았다. 스튜디오에 모인 MC들은 오픈런까지 벌어졌다는 말에 '왜 소주에 관심을 가지게 됐냐'고 물었다.

박재범은 "락네이션과 계약하면서 처음 낸 싱글이 '소주'였다"며 "다른 나라 술들은 해외에서 되게 많이 알려져 있다. 소주는 모르더라"고 했다. 그는 "그때 프로모션을 돌면서 소주를 선물했는데 '이게 네 소주냐'고 하더라. 미국에선 유명 래퍼들이 술을 브랜딩하잖나"며 "한번 만들어 보라고 추천해 라벨, 병 모양 다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박재범은 "소주도 미국 라운지나 바에 끼어 있으면 너무 멋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하게도 반응이 좋다. 저도 주변에서 이걸 되게 응원해주고 좋아해주고 선호해주니 뿌듯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에서 운영한 팝업스토어에는 3만명이 찾았고 이 기간동안 소주 2만병을 팔아치우며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박재범이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한병에 14,900원, 소주 가격의 몇배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여의도 백화점 ‘더현대 서울’ 건물 밖까지 대기 손님이 길게 줄을 섰다. 말 그대로 ‘와우 포인트(wow point·감탄사가 나오는 볼거리)’. 여의도를 뒤집은 이 사건으로, 원소주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요즘 가장 핫한 술’이라는 인식을 한 방에 심어줬다.

이날 줄을 선 팬들은 오래 전부터 소주 사업을 준비했다는 박재범의 행보를 줄줄 꿰고 있었다. 그가 해외 뮤지션과 교류하다 한국 전통 술을 만들기로 다짐한 과정, 외식 사업가 백종원씨와 넷플릭스 소주 다큐멘터리를 찍은 일화, 2018년에 공개한 영어 노래 ‘SOJU (Feat. 2 Chainz)’ 소개부터 이번에 출시한 원소주 브랜드 전략까지 세세하게 알려줬다.

마치 주류업체 영업사원처럼 원소주의 주요 소비 타깃층(30대 직장인), 슬로건(미래를 원하여), 생산 방식(22도 감압식 증류 소주), 즐기는 방식(하루 일과를 마치고 오늘의 작은 성공을 축하하며 미지근하게 마실 것)까지 기자에게 정성껏 홍보했다.

박재범이 좋아서, 박재범이 가치를 쏟아 부은 제품에 많은 돈과 시간을 쓸 준비가 된 열혈팬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 그들의 자발적 홍보가 박재범과 원소주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원소주=트렌디한 술’이라는 이미지를 남긴 듯했다.

최근 원스피리츠는 영등포 더현대서울에서 성공적인 1차 판매를 마무리하고 서울 신사동 나이스웨더 마켓에서 2차로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이곳에서 매일 오후 6~9시 디제잉 공연을 벌이며 원소주와 굿즈를 판매했다. 원소주를 구입한 고객들은 제품 후기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경험담을 공유 중이다.

원소주 오픈런 현장은 요즘 떠오르는 비즈니스 전략인 ‘팬덤 경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 열기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다만 서른 다섯살 뮤지션이 소주 사업가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오랜 기간 다양한 콘텐츠(음원·다큐·소셜미디어·방송 등)로 한국 소주의 가치와 경험을 공유하고, 팬들과 관계 맺어 온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는 출시 직전까지 원소주 병나발 부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올리거나, 칵테일 만드는 방법을 공개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반면 이와는 정반대의 사례로 이정재를 홍보 모델로 활용했던 장인라면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이정재 장인라면’은 기업이 거액의 모델료를 지급한 스타 연예인을 앞세워 상품 가치를 일방 홍보하는 전통적 마케팅을 벌인 사례다.

지난해 10월 하림그룹은 5년 연구 끝에 출시한 프리미엄 라면 모델로 당시 가장 뜨거웠던 오징어게임 히어로를 발탁했지만, 팬덤 효과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스토리와 맥락이 없는 연예인 마케팅은 좀 더 깊은 교감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납득시키지 못한다. ‘The 미식 장인라면’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하림그룹에선 최고위 임원이 물러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제는 합리적인 가격에 적당한 품질의 물건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파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던 시대를 지나, 브랜드로 대동단결하는 팬덤 비즈니스의 세계가 활짝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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